* 청춘, 그 포스트모더니즘 * / 김은자
푸른 잎사귀 같은 얼굴이 어둠을 돌아
내게 오는 밤이면
나는 멀고 긴 이름 하나를 꺼내 닦는다
불 꺼진 이마에 별이 켜지고
축제의 밤 폭죽처럼 터지는 목련
꽹과리 소음 속에서 청춘이 입술을 훔친다
긴 머리칼이 그의 어께에서 출렁일 때
산 뒤에 숨어 꽃 그림자였던 달빛
그 불속에 우리는 구멍을 뚫었다
한쪽 날개가 타면 마지막 남은 날개로
광야를 유랑하는 나비처럼
무너지고
새 살이 돋아나고
낙엽처럼 뒤척이면서
무덤에서 뛰놀고
무덤에서 만나고
무덤에 몸을 던져
어둠을 지저귀던 고독의 이름들
말하지 마라
비처럼 내린다
숨도 쉬지 마라
떠들지도 마라
청춘이 고요를 핥으며 되돌아간다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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● 김은자 시인
서울 출생. 숙명여대 졸업. 《시문학》 등단. 미주 중앙일보 신춘문예 당선.
재외동포문학상 시부문 대상, 윤동주해외동포문학상, 미주동포문학상 수상















